언니랑 합스부르크 전시를 보러갈까 했는데 귀찮아서 포기했었다.
하지만 회사에서 동료분에게 합스부르크를 보여드리니 같이 가자 해서 그 주 주말에 바로 가기로 했다.
지하철 이어지는 길. 잘 되어있다!
이날은 서울 영하 17도까지 내려간 날이었다.
밤이 춥고 그 전엔 덜 추운 것 같아 코트 입었는데 미친 짓이었다.


그러나...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표를 끊으러 가니 이미 2월거까지 매진이라는 관계자의 말씀을 들었다.. 쥬륵..
그래도 이대로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 그 옆에 있던 의궤 전시를 보기로 했다. 관람료는 성인 5천원.
병인양요때 약탈해간 문화유산 중 하나인 의궤.
의궤는 조선시대 왕실에서 거행된 여러가지 의례의 모든 것을 자세하게 기록한 서책이다.
실물로 보니 크고 정말 자세하게 나와있었다.
예를 들어 의례할 때 입을 의복이나 꾸미는 꽃 같은 것도 하나하나 표준형을 만들어 놨다고 보면 될 듯하다.
약탈당하고 나서는 표준형이 없으니 의례가 좀 힘들었을 것 같다..

저기 코린 적어둔게 파리국립도서관의 관리번호인듯하다.. 우리나라 것인데 외국의 것이 적혀있으니 씁쓸하다.

이게 의궤 펼친 것. 그림을 그려두기도 하고 자세히 한자로 빼곡하게 적어둔 것도 있다.


그림에도 나오는 악기들 실물.
바닥에 호랑이나 오리 이런거 넘 귀엽다.
호랑이 등 긁으면 나는 소리는 그 두꺼비 등 긁는 악기 생각하면 될 듯하다.
의궤 하면 박병선 박사님을 빼놓을 수 없다. 재불 서지학자인 박사님이 끊임없이 노력한 덕분에 비로소 1991년에 반환 협상이 시작됐고, 2010년 5년 단위의 임대 방식으로 모두 반환되었다.
박사님께서는 반환소식 듣고 돌아가셨다..
전시를 다 보고나서는 커다란 스크린의 영상도 볼 수 있는데 순조가 할머니인 혜경궁 홍씨의 장수 잔치를 영상으로 만들어둔 것이었다.
오래 살라고 잔치해준게 1809년인데 세상 떠나신 건 1815년 81세다. 조선시대에서 이만큼 산건 영조뿐이다.
영상실 왼쪽으로 나가면 바로 한국근현대사 전시실로 연결된다. 조선의 화려한 의례를 보고 암울한 시기를 보니 참.. 착잡하면서도 독립을 이루어낸 우리 조상들께 무한한 감사를 올리고 싶다.
우리 역사는 우리가 기억해야 한다.
글자로 보는 역사와 실체하는 역사는 다르다.
이런 전시는 꼭 보고 느끼는 바가 많았으면 좋겠다.
번외로
여기서 사방신인 청룡 백호 주작 현무의 변천도 볼 수 있는데 다 귀여웠지만 주작이 넘 귀여웠다.


위의 모습이 우리가 아는 주작인데.
조선 후기엔 주작이 그냥 붉은새로 그려졌다.
귀여워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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